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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맨부커 상으로 받았던 <채식주의자>는 <작별하지 않는다>로 한국인 최초, 아시아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쓴 소설로 무차별적인 억압과 폭력 앞에 내놓였던 한 사람이 자신의 정체성과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책입니다. 주인공 영혜는 어느 날 갑자기 채식주의자가 되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고 이를 주변에 알리자 영혜의 오빠, 동생, 그리고 남편은 충격과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남편은 그 결심을 듣고 처음에는 그런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고 자신의 인생 전체도 영향을 받는 것 같아서 갈등도 있었지만 영혜가 그렇게 결심을 한 이유가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고 여태껏 아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이해해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을 깨달으면서 이 일을 계기로 영혜의 내면까지 이해해 보는 발판이 됩니다.300x250이 소설에서 영혜가 이렇게 결심하게 된 이유는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입니다. 무기력한 어머니와 무차별적인 아버지의 폭력 앞에서 자신의 의견 하나 이야기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자란 영혜는 그런 과거의 상처가 현재에도 계속되어 자신을 옭아매는 것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영혜와 함께 자란 오빠와 동생도 그녀의 결심이 쉽게 이해가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책임감이 강한 오빠와 어떻게든 가족을 지지하는 동생은 같은 과거를 가지고 있어도 현실적으로 풀어내려고 했지만 사람마다 문제를 풀어내는 방식이 다르기에 주인공 영혜는 극단적 채식주의라는 것으로 자신의 몸은 자신이 통제하며 내 자유 의지로 살아내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과거에는 그러지 못했지만 이제라도 진정한 나로 살아가고 싶은 것입니다.
영혜는 채식주의를 통해서 자신의 과거를 극복하고 진짜 정체성과 가치관을 확립해갑니다. 과거 트라우마로 내 감정을 드러내는 것조차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고통과 내면을 바로 보고 화해하며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게 됩니다. 이렇게 나를 알아가고 내가 내 삶의 온전한 주체가 되면 주변이 보이게 됩니다. 너무 큰 고통이 있으면 살아가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 뇌는 그것을 지우려고 노력하지만 그 고통을 진정으로 마주하고 그것에서 느낀 모든 감정을 토해내고 나면 나 자신을 바로 볼 수 있게 됩니다. 그 고통을 마주하고 그것을 이겨내려는 시도는 더 이상 다른 사람의 기대나 의견에 휘둘리지 않고 나를 나로 살아가게 만들어줍니다. 이 소설은 가정폭력에 보호받지 못했던 영혜의 이야기이지만 억압받던 환경에서 자유의 목소리를 높이지 못했던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728x90728x90반응형'읽는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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