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동생이 안락사를 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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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안락사를 택했습니다. 

 

동생이 안락사를 택했습니다는 2020년에 발간된 책으로 가장 먼저 법적으로 안락사를 허용한 네덜란드의 한 시설에서 동생이 스스로의 삶을 종료하기까지의사건들과 감정들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안락사를 선택한 남자의 형으로 사회적으로 전혀 문제없었고 성공까지했었던 동생이 갑자기 죽음을 선택한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감정, 받아들일 수 없는 감정, 그리고 끝까지 놓고 싶지 않았던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집어들었던 책이다. 안락사의 그 과정이 궁금했다. 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내놓는 그 심경은 무엇인지 또 어떻게 안한 잠에 이르는지 말이다. 하지만 다섯장 정도 읽었을 때 깨달았다. 문장이 읽기에 수월하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작가의 문체인지, 번역의 문체인지는 모르겠지만 텍스트가 머리로 잘 넘어가지 않았다. 며칠을 접어두다가 드디어 결심하고 죽 읽어나갔다.

 

 

한 사람을 보내기로 결심하고는 그 사람에 대해 평소에 하지 못했던 생각, 감정들을 돌아보고 또 하지 못했던 말과 행동을 한다. 고맙다, 사랑한다, 그리고 안아준다.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소소한 챙김을 생략한다. 알아서 알겠지, 알아서 하겠지. 정말 내 생각처럼 알아주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스마트 기계들도 아직 나를 잘 모른다. 마지막으로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정말 죽음에 이르는 길, 그것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주사 3번이면 모든 것이 끝이 났다.  나라면 과연 그렇게 내 삶을 스스로 끝낼 수 있을까? 조금 구차하지만 난 잠깐만요를 몇 번 외치며 실을 꿰듯 조금씩 삶을 늘여나갔을 것 같다. 또 가족 중에 그러한 결심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것도 고이 보내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존엄사.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면서 죽을 수 있게 하는 것.

 

개인의 삶이 어떠했든 누군가는 그에게서 어떤 배움을 얻는다. 잘 되었던, 잘 되지 못했던 알게 모르게 죽어간 사람들을 발판삼아 우리는 또 그 위를 걷는다. 그들의 실패는 우리를 성장하게 하고 그들의 성공은 우리를 번영하게 한다. 그렇게 그 누구의 삶도 버릴 것이 없다.

그러니 살 수 있는 날까지는 계속 사는 것을 추천한다. 꽃이 한창 피다 지면 아쉬운 것처럼 질 시간도 없이 꺾여지는 것은 더 아쉬운 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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