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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옷 꿈
오래전 꿈이지만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꿈이 있다. 새해가 밝았을 때 꿨었는데 꿈에 친할머니가 나왔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지 10년 정도 되었을 때였고 나는 할머니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이혼 후 아빠와 살고 있는 우리를 위해 와 주셨지만 엄마의 험담을 늘어놓는 할머니는 나에게 미움의 대상이었다. 나는 엄마를 사랑했고 어느 정도 자란 우리의 눈에도 이혼이 누구의 잘못으로 인한 것인지 뻔하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돌아가실 때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꿈에 나오시는 것이 의아했다. 꿈에서 할머니는 밝은 노란색의 한복을 입고 계셨다. 위, 아래 모두 노란 한복을. 우리 집은 꼭 잔칫집 같았다. 전과 같은 음식들을 만들고 있었는데 친가의 사람들은 안보였다. 엄마와 이모, 그리고 아빠는 존재조차 몰랐던 친조카들도 함께였다. 할머니는 손주들을 무릎에 앉히고 아주 환하게 웃고 계셨다. 나는 생전에 할머니가 웃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얼굴에는 항상 불만이 있었고 언제나 욕할 채비를 하고 계셨다. 그런 할머니가 우리와 함께 잔치를 준비하며
환하게 웃으며 시간을 보내는 꿈은 깨고 나서도 한참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노란옷 꿈은 이런 뜻이 있었다.
1. 노란옷을 입고 있던 사람이 선행을 베풀어 존경받게 될 꿈.
2. 새로운 가족이 생기거나 사랑하는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는 꿈.
3. 꾸준히 노력한다면 하고 있는 있에서 좋은 결과를 보는 꿈.
300x250얼마 뒤 아빠가 병원에 입원하셨다. 하도 거칠게 다니시는 분이라 병원을 제 집처럼 드나들었지만 이번에는 꽤 심각했다. 그리고 얼마 안 되어 돌아가셨다. 정말 급작스럽게. 아빠가 살아계실 동안 우리는 정말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 5남매 중 막내아들로 있는 사랑 없는 사랑을 모두 받고 자란 아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거칠게 표현하셨고 어떤 강압과 집착은 가족들을 지치게 만들었다. 그랬던 아빠가 떠났다. 처음에는 인정하지 못했다. 미워했지만 그래도 사람이 이렇게 떠나는 것은 말이 안 되지. 빈소에 찾아온 사람들이 고개 숙여 아빠의 사진에 사하는 모습을 보며 죽은 사람 앞에서는 모두 죄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슬펐고 한동안 죄송했고 한동안 미어졌다. 그래도 우리를 위해 노력해주신 모습들이 생각나서, 잘해주신 것만 생각나서. 이제 살아가면서 마음 졸일 일도, 끝도 없는 거짓말을 할 일도 사라졌지만 가족과 같이 가까운 사람을 잃는 것은 너무 끔찍한 일인 것만은 확실하다. 할머니는 정말 아들을 데려가시려고 준비하고 계셨던 걸까. 꿈의 해몽대로라면 정말 세상에서 가장 슬픈 행복이다.
728x90728x90반응형'꿈꾼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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